대한민국에서 평화롭게 정년을 맞는 법

세월호 2주기를 맞아 방송된 2016년 4월 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세타(Θ)의 경고, 경고! 세월호와 205호 그리고 비밀문서’ 편을 보고 느낀점을 정리해 본다.


정년퇴직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될만한 현장에 가서는 안된다.

Fact 01 : 해경 가운데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123호 정장 뿐이다. 그는 사고 현장에 있었던 유일한 해경 지휘관이었다. 

특히 더 진급해야 하거나 무사히 정년을 맞아야 하는 고위 간부라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지원 업무’를 하라. 대박은 없지만 쪽박도 없다.

Fact 02 : 해경 123정에 13명 가량의 해경이 탑승해 있었지만, 실재로 구조활동을 펼친 이는 2명 정도이다. (생존자 증언)

나는 이 13명이 모두 무언가를 열심히 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런 가정 아래 당시 해경의 업무를 분석해 보면 11/13 (약 8.5%)가 상부에 보고를 하거나 연락을 주고 받는 소위 “관리를 위한 지원” 업무였고, 2/13 (약 1.5%)가 “목적에 맞는 실무” 업무였다.

우리나라 업무 효율이 낮은 이유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이나 공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형식적인 행정에 투여되는 노력이 50% 이상은 될 것이다.

일을 하지 않으면 책임질 일도 없다.

어느 팀이든 일하지 않고 효율이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책임질 것도 없기 때문이다.

‘실무 업무’보다 ‘지원 업무’가 안전하고 루틴하다. 따라서 성과에 압박도 없고 책임질 일도 없다. 조직의 성과 압박이 개인에게 전가될 수록 개인은 후자의 업무를 지향하게 된다. 자연히 ‘지원 업무’가 ‘실무 업무’보다 커지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초래된다. 조직의 노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행정 업무를 많이 해서 서류를 많이 만들어 놓을 수록 감사에 걸릴 확률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지원 업무를 수행하되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조직에 있어 보면 똑똑하고 열정적이며 사명감 있는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하다가 무리수를 두게 되고, 그것이 나중에 빌미가 되어 좌천되는 경우가 있다. 앞에서 달리던 사람들이 넘어지니 자연히 뒤에서 천천히 오던 사람이 중요한 자리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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