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재벌이라면 어떻게 할래?

재벌아, 함께 살자 ( 뉴스타파 )

토끼가 씨가 마르면, 호랑이야 넌 뭘 먹고 살래? (주인장)


물론 부당하다. 하지만 더 생각해 보자. 내가 재벌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할 수 없는 것’을 해 내는 것 보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고 참는 것이 더 어렵다. (주인장)

손을 뻣으면 쉽게 벌 수 있고 마음 먹으면 쉽게 더 얻을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군대에 가지 않을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따라서 재벌의 문제를 개개인의 도덕성을 평가해서는 안된다.

단기적으로는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겠지만 장기적으로 진정한 경제 민주화가 되려면 의무를 지키고 사회 질서에 따라는 것이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어려운 이론은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나에게 이득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무섭도록 잘 알고 있다.

군대를 먼저 보자. 군대에 가는 문제를 ‘국민의 당연한 의무’, ‘자랑스러운 임무’라고 사상교육 시킬 때 참 나이브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선 군대, 선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지 않아도 된다면 안가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군대 가는 것이 손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다음으로 세금 회피, 조세 정의에 대한 문제이다. 불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일찍 가기 위한 편법에 대해서는 관용하자는 분위기다. 세금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는 사람은 바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금을 고지식하게 내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한다. 조세저항 역시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는 사회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

이런 전제 하에 국가가 군역에 대한 저항이나 납세에 대한 저항을 줄이려면 군대에 갔다온 사람, 성실히 납세한 사람에게 어떤 사회적 이득을 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또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어떤 불이익을 줄 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득은 반드시 금전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만약 국민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위정자가 존경받고, 다수를 위하는 기업이 흥하게 된다면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는 사람들은 시키지 않아도 의무를 이행하고 다수를 위하게 될 것이다. 유럽 왕실에서 왕자들을 군대에 보내고 미국 기업들이 아동 노동에 반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그들이 윤리적이어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는 위정자와 기업을 그 사회가 용인하지 않고 퇴출시키기 때문이다.

질서 있게 늘어선 줄에는 끼어들 수 없고,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떠들기는 힘들다. 이런 방향으로 사회 분위기, 다수의 상식이 변해야 한다.

윤리적이고 이미지가 좋은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그렇지 않게 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윤리를 따르고 의무를 이행하면 손해를 보는 사회,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현실을 직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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