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복

옥아, 책을 보고 지식을 내면화 해 나가는 것이 좋았다. 결과를 정리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즐겼다.

하지만 돈을 받고 일을 하다보니 하기 싫을 때 해야할 경우도 생기고, 무엇보다 돈 때문에 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밤에 논문을 쓰는 것도 성과를 채우기 위한 것인지, 즐거워서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아니 전자처럼 느껴져 책을 덮게 된다.

옥아,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하고, 잘 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아라"는 말이 다시금 생각났다.

요즘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극복하는 방법으로 하루에 할당량을 정해 놓고, 성과를 계측하며, 일정 시간 게임을 하는데 대해 금전적인 댓가를 계속 지급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아마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아이들은 조만간 즐거워서 게임을 하는 것인지 부모가 시켜서 게임을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혼란에 다다를 것이다.

옥아, 즐거움의 원천은 ‘창조성’과 ‘자발성’에 있는 것 같다. 인간이 하는 많은 행위들 가운데 창의성만큼 큰 성취감을 주는 것은 없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것, 있는 것을 더 완벽한 형태로 키워가는 것. ( 자손을 키우라는 자연의 교묘한 책략일까? ) 하지만 자발적이지 않으면 즐거움은 반감된다. 아니 자발적이지 않을 때 우리는 추락한다.

옥아, 성과를 위해서는 즐거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발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즐거움과 자발성을 스스로 더 키우라는 모순된 압박이 존재한다. 나는 그 속에서 오늘도 나는 그럭 저럭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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