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텔 프티콜랭)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소수자”라는 말이 있다. 다수자에 대비하는 말로, 마이너한 특성을 가지는 일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소수자라고 하면 흔히 성소수자, 사회적 약자, OO사건 피해자 등 다수의 편견과 싸우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투쟁하는 이들을 일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면, 사실 우리는 누구나 어떤 방면에서는 소수자이다. 소수자는 다수자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이다. 모든 방면에서 다수가 가지는 평균적인 특성을 가진 존재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많은 사람이 소수자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격과 관련된 부분에서도 소수자는 존재한다. 콰이어트,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센서티브 등 일련의 책들은 그 동안 “이상한” 사람들로 취급받던 “별종”들을 규정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 책들이다.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도 그러한 책이다. 처음에는 그냥 생각이 멈추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저자는 오랜 임상 상담 속에서 “정신적 과잉활동”을 보이는 일군의 사람들을 범주화 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은 생각이 끊이지 않고 성격이 까다로다고 평가 받으며 “보통” 사람들과 괴리감을 느낀다. 저자는 그 원인을 좋게 이야기 하면 “머리가 좋은 것”이고, 나쁘게 이야기 하면 “정신 활동이 지나치게 항진된 것” 때문이라고 말한다. 보통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동안 소외받고 있었던 이들을 범주화 하여 “새롭게 발견”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아마도 이 책에서 설명한 범주에 속한 사람들이 읽는다면 인생의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실재로 책의 서평을 보면 자기 이야기라며 극찬한 독자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읽는다면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나 역시 어려서부터 “넌 이상해”라는 말을 들어 왔다. 특히 가족들에게. 그때는 몰랐지만 그렇게 구분짓는 말들이 쌓여 자아를 약화 시켰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은 본인보다 본인 주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상해”로 구분짓지 말고 “특별해”로 받아들여 준다면 더 풍요로운 관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부키. 2014
이미지 출처 : 알라딘